Small Grey Outline Pointer -0-0-0- 매듭은 손가락으로 지어졌다 : Kyunga Sim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제24회 졸업전시
2023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Dept. Fine Arts, 24th Graduation Exhibition

-0-0-0- : 매듭은 손가락으로 지어졌다
-0-0-0- :Knot Is Made With The Fingers

2023.12.26. ~ 2024.01.07.

“나는 일체가 근원도 목적지도 없는 세계의 부단함 속으로 끊임없이 함몰되는 구조화할 수 없는 어느 앞면을 떠올린다. 그것은 어느 지금maintenance으로서, 자신의 현존을 유지하는(maintient) 게 아니라 자신의 현존에 끊임없이 보태지는 어느 지금이다.”
- 파스칼 키냐르, 『옛날에 대하여』 15장: 겐코의 역설 중에서
'매듭은 손가락으로 지어졌다'의 문장에서 '지어졌다'라는 동사의 완결은 느슨하게 중첩된 대학 생활의 4년 남짓이 되는 시간을 지낸 우리가 교차점에서 만나며 서로 매듭진 지금을 은유한다. 이렇게 끊어지는 소리를 내며 종결되는 단순 과거형의 어미는 한편으로는 온전하게 끝나버린 영원한 완료를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러나 현재를 걷고 있는 우리는 이러한 언어의 마침을 종착지로 규정하는 것을 거부한다.
먼 미래의 우리가 단순 과거가 된 이 시점을 바라볼 때, 완료되었던 매듭은 스스로의 동작상태를 가시화하며 일시적으로 서로를 확인한 지점으로 남을 것이다. 역동하는 개개인, 우리의 실선을 접촉시킨다고 비유해보자. 그러면 교차점을 가지게 된 가는 선은 필연적으로 엉키고 묶이는 게 보일 것이다. 그 실선의 교차됨 속을 들여다보면 어떠한 작은 매듭이 보인다. 그리고 우리는 그 하나의 매듭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보태지는 어느 지금을 감각한다. 실처럼 흘러가는 사건의 흐름을 잡아 매듭으로 묶는다. 이렇게 탄생한 수많은 매듭들은 과거를 능동적으로 더듬게끔 하는 동시에, 미래로 나아갈 초석이 된다고 생각한다.

https://simkyunga.com/files/gimgs/th-5_poster.jpeg
https://simkyunga.com/files/gimgs/th-5_resize_MG_0701.jpg
https://simkyunga.com/files/gimgs/th-5_resize_MG_0717.jpg
https://simkyunga.com/files/gimgs/th-5_resize_MG_0699.jpg
https://simkyunga.com/files/gimgs/th-5_resize_MG_0698.jpg